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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해열」(낭송 김성규)
 
김성규, 「해열」을 배달하며
 
홍학이 어깨를 추켜세우며 내려앉는 나무와 그 등성이의 풍경이라면 지극히 아름답다고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게다가 노을이 지는 저녁의 그 한가롭고 먼 풍경은 과열된 삶의 해열제도 될 수 있겠지요.
 
헌데 한 발짝 더 다가가 보니 눈물겨운 일이 있었군요. 홍학이 깃든 소태나무 가지를 애를 업은 젊은 엄마가 꺾고 있습니다. 그바람에 소태나무 잎사귀들에 '하늘이 긁혀' 붉게 물들었습니다. 홍학의 새끼들은 맥없이 떨어지고 들쥐들이 물어갔습니다. 경기를 앓는 아이를 살리는 일이 그만 홍학의 새끼를 죽이는 일이 되었으니 이 '재난'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가난한 젊은 엄마여, 부디 아이를 살렸기를. 가난한 홍학 일가여. 울음을 삭히고 다시 시작했기를.
 
이렇듯 생(生)의 이면에 눈을 주면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군요. 내가 죽인 것들, 내가 다치게 한 많은 것들 울음이 들려옵니다. '나도 살자고 그랬어......' 그렇게 말할 수만은 없군요. 아름다운 풍경은 실은 아픈 풍경입니다.
 
문학집배원 장석남
 
source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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