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문, 「할머니의 봄날」(낭송 장철문)

장철문의 「할머니의 봄날」을 배달하며

햇볕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펑펑 나오듯 해서 헤프게 마구 쓰도 되는 줄 알았지요. 햇볕을 쬐며 꾸벅 잠이 들어도 좋다고만 생각했지요. 아깝다고는 생각 못했지요. 고맙다고는 생각 못했지요. 그러나 당신 때문에 이제 봄볕 귀한 줄을 알게 되었네요.

봄볕 받아먹고 자라는 생명을 키울 줄도 알게 되었지요. 봄볕에 세상이 한층 밝은 곳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햇볕으로 무언가를 씻어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이 세상 모든 그릇마다 굴먹굴먹하게 담긴 봄볕을 보아주세요. 봄볕을 아래쪽에서 위쪽까지 쭉 살펴보세요. 수 만 올의 햇볕을 살펴보세요. 내 몸과 마음을 한 번 훑어 주는 봄볕 아래 서 보세요. 유리처럼 투명해지는 것 같지 않은지요. 봄볕은 안과 밖이 모두 눈부십니다.
문학집배원 문태준

출처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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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재와 빨강」 중에서 (낭독 윤미애)

편혜영의 「재와 빨강」을 배달하며

벽돌 같은 단단한 문장-이것은 성석제가 『재와 빨강』의 추천 글에 쓴 말이에요. “나는 이 소설에서 젊은 날 헌책방에서 느꼈던 클래식한 책 냄새를 맡는다”라고도 썼군요. 공감! 편혜영 소설을 읽으면 이 문장을 왜 썼지, 라고 생각되는 게 단 한 줄도 없어요.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지요. 이 미모의 소설가를 만나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저 부드러움이야말로 진정한 건조함의 스케일이다. 그 안에서 스스로 제 뼈의 질서를 찾아냈으니. 익명의 온건한 부속품이 모여 거대한 구조물들을 구성하고, 그것들로 이루어진 인공도시 위로 이 세계의 불길한 바람이 조용히 불어와 남몰래 지층을 흔들고 있다는 것, 그런데 그걸 포착하는 사람의 균형 잡힌 천진한 표정이란!
문학집배원 은희경

출처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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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굿모닝」(낭송 유현서)

문인수의 「굿모닝」을 배달하며

느닷없이 엉뚱하게 ‘굿모닝!’하시는군요. 그것도 고저장단을 맞춰서. ‘굿모닝!’ 인사하면 시도 때도 없이 아침처럼 싱그럽겠지요. 이렇게 설레게 하는 말을 찾아보세요. 종합비타민 같은 말을.

제 주변에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우아!’라고 흥겹게 말하는 수행자가 한 분 계신데 그 말씀 참 좋더군요. 그분은 살핌 없이, 무턱대고, 무조건 ‘어우아!’라며 입을 쩍 벌리시지요. 그 말씀을 들으면 곤란에 빠져 있다가도 뻥긋이 웃게 되고, 나도 따라 ‘어우아!’에 감염되고 말더군요.

푸릇푸릇한 미나리 같이 싱싱한 말, 쑥처럼 향긋한 말을 생각해보세요. 행복 전도사가 되어 보세요. ‘굿모닝!’입니다.
문학집배원 문태준

출처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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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범, 「금언 공화국」 중에서 (낭독 송바울)

임범의 「금언 공화국」을 배달하며

유쾌한 글! 이 글을 읽고 제가 왜 공공장소의 금언을 볼 때마다 기분이 언짢아지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정말 곳곳에 ‘좋은 말씀’이 많은 나라. 공원이나 지하철역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 안과 화장실과 심지어 지하철 티켓에까지 잔소리를 적어놓는 나라. ‘착하게 살자’처럼 마음속으로 혼자 결심하면 될 말까지 왜 커다란 돌에 새겨서 길 한가운데 내놓는 건지…….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공자님 말씀이 자꾸 거슬리는 데에는 개발독재 시절을 겪은 사람이 더한 게 아닌가. 워낙 통제와 구속이 많았던 시절이잖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글과 그림이 동시에 붙어 있다면 어느 쪽으로 먼저 눈이 가나요. 저처럼 글을 다루는 사람은 물론 글 쪽이겠죠. 그러니 글이 주는 기쁨과 고통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쓴 기자 역시.
문학집배원 은희경

출처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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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수선화에게」(낭송 정호승)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를 배달하며

얼굴을 흥건하게 덮는 눈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지요. 그러니 슬픔과 고독은 우리 대다수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슴 속에 소유하게 된 것이지요. 마치 하늘을 비행하는 조류들이 폐 속에 공기주머니를 차고 태어나듯이.

우리는 잠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고, 발목을 걷고 매일매일 물을 건너가지요. 어느 때에는 내가 허술해 보이고, 가는 앞길에 빛이 없어 보이고, 서 있는 곳마다 빈터 같기도 하지요. 이 모든 일은 유독 당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가슴검은도요새에게도 심지어 하느님에게도 일어나는 일이지요. 울고 있는 사람을 보거든 그 곁에 함께 앉아 등을 토닥여주며, 우리, 그렇게 이곳을 살아요.
문학집배원 문태준

출처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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