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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어느 노동자」(낭송 장인호)
고은, 「어느 노동자」를 배달하며
그의 손은 거칠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의 손에는 달도 쉬 잡히고 별도 쉬 잡히고 돌도 나무도 쉬 잡혔을 겁니다. 매끄러운 사람의 손 보다는 그런 것들이 더 좋았을 겁니다. 그의 한 쪽 눈은 고단했을 겁니다. 밖을 보지 못한 그 한쪽 눈 말입니다. 그 사물들의 마음을 다 봐야 했을 테니까요. 고단했을망정 그러나 행복했을 겁니다. 사물들과 눈이 맞는 일이니까요.
그는 집을 짓기보다, 생계를 잇기보다 제 마음을 한 채 짓기를 원했을 겁니다. '탈 나지 않는' 마음을 짓고 싶었을 겁니다. 다행입니다. '소원성취!' 내몰림을 당해도 그리 괴로워하진 않았을 겁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가늠하는 멋진 자세를 지금은 어디서도 쉬 찾을 수 없습니다. 그저 빨리 지어서 팔아 이득을 챙기는 시대이니까요.
드문 일이었다, 드문 일이었다……. 드문 일입니다. 진짜는 드문 일입니다. 알아보는 눈이 없어서도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문학집배원 장석남
source : 사이버 문학광장(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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